집값, 어디로 갈까요. 매부리레터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고공행진하던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추석 이후 약 두 달째 주춤합니다. 세종시는 지난 5월부터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대구도 최근 80주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지방 곳곳에서 집값이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집값 하락 조짐은 청약 경쟁률과 미분양 물량에서 먼저 나타난다며 조심스레 하락 국면을 예측하기도 합니다. 12월에는 서울에서도 국지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요.
반면 주택공급 부족에 각종 호재 등으로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집값, 어디로 갈까요. 매부리레터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주춤한 세종시 부동산, 당분간 숨고르기 장세 이어갈듯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세종특별시 부동산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고공행진하던 집값이 여섯 달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42.37% 급등하며 전국 1위 상승률을 기록한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 5월 81주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행정수도와 국회 이전론으로 세종시 집값이 과도하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한 보유세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조정 국면에 돌입했다는 관측입니다. 최고점 대비 수억원 낮은 가격에 손바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공급이 늘어난 것도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 5655가구에서 올해 7668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주물량이 늘어난 데다 하반기에만 1350가구(임대 제외)가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어 해당 가구가 입주하는 2~3년 후에는 주택 공급이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세종시 연기면에 6000가구, 조치원읍에 7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 조성계획을 내놓으면서 세종시 공급 과잉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해 단기적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올해 입주물량이 많아진 것이 세종시 아파트값 하락 요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세종시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하자 높은 보유세 부담에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는 점도 집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해 세종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70.6% 올라 전국 1위를 차지했죠.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종시 주요 단지마다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이 쌓이는 분위기입니다. 세종시 새롬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꾸준히 올랐던 세종시 아파트값이 최근 수개월째 조정받고 있다"며 "최고가 대비 수억원 낮게 거래된 사례가 나오고, 현재 호가도 작년 말보다 1억원가량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올해 1월 9억500만원에 거래됐던 세종시 보람동 '호려울8단지중흥S클래스에코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말 6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연초 거래 가격보다 3억원 가까이 내렸습니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오히려 지금이 저점으로 국회가 이전하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행정수도 이전론의 영향으로 세종시 집값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세종 대평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급매물은 대부분 소진됐다고 보면 된다"며 "선거가 다가오면 이슈가 많아지는 데다 새 학기를 앞두고 다시 시장이 꿈틀거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금의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작년 말 급등한 세종시 아파트값에 국회 이전 이슈까지 선반영됐다고 본다"면서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집값이 반등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숨 고르기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세종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세종시는 주택 공급 증가와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국회의사당 이전 및 구리-세종고속도로 개통 등 호재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세종시에 국회의사당 분원을 설치하는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9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은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세종특별자치시에 국회 분원으로 세종의사당을 둔다'는 조항을 포함했습니다. ▲'미분양' 대구 80주 만에 하락 전환
대구는 11월 셋째주 기준 80주 만에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하락 전환하며 상승장을 끝냈습니다. 대구 동구(-0.05%), 서구(-0.04%), 중구·남구(-0.03%) 등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하락했고 수성구와 달성군은 보합세로 상승을 멈췄습니다.
그동안 아파트값이 급등한 데다 주택 공급이 넘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구 지역 올해 입주물량은 1만6510가구입니다. 올해도 입주 물량이 많은 편이지만, 향후 몇 년간 이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쏟아집니다. 2022년 2만780가구, 2023년 3만4128가구, 2024년 1만8242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미분양 문제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 주택은 모두 1만3842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정부가 2000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대구의 미분양은 9월 말 기준 2093가구로, 지난 3월 153가구에서 1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7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아파트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오는 등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매매수급지수를 보더라도 대구는 현재 아파트를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상태입니다. 대구는 90.0으로 전국에서 수치가 가장 낮았고 세종이 97.4로 그 다음을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구는 최근 입주 물량이 많았고, 특히 올해는 하반기에 몰려 있는 데다 미분양도 적체된 상태여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국 국지적 하락…서울 집값 향방은?
세종, 대구 등 국지적으로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하락 전환한 곳이 나오면서 서울 집값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12월에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하락 전환하는 곳이 나올 것"이라며 "급등 피로감에 더해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추격 매수가 어려운 점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잠시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집값이 조정되더라도 지방이나 서울 외곽부터 조정될 것이고, 서울은 가장 마지막까지 버틸 것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기 전까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조정기가 왔을 때 수도권과 비수도권,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과 비서울 등으로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아직 하락 전환을 예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된다"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1주택자 양도세 완화와 대선 이슈 등으로 내년까지 지켜보겠다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상승폭 둔화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권한울 기자 오늘의 매부리레터는 여기까지 우리 다음주에도 건강히 또 만나요! 오늘의 매부리레터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ㅣ 음, 잘 모르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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