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갭투자도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2년 전만해도 많게는 한 달에 200건 넘게 갭투자가 이뤄지던 노원구는 최근 석달간 매매가 급격히 줄면서 갭투자도 크게 줄었습니다. 최근 석달간 노원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갭투자는 총 23건으로 전년 동기 97건의 1/3 수준입니다. 　

갭투자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서울 전체 지역으로 보면 최근 3개월간 갭투자 1위 지역은 노원구입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갭투자 건수는 총 23건으로 전체 168건 중 13.6%를 차지합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노후 아파트 위주로 거래된 점으로 미루어볼 때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투기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계동 '중계무지개' 17평이 매매 5억7000만원, 전세 5억3000만원으로 가장 낮은 갭투자 금액인 4000만원에 거래돼 눈에 띕니다. 공릉동 '대동아파트' 30평이 매매 6억5500만원, 갭 1억500만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상계동 '대동청솔', '청암2단지', 하계동 '미성' 등은 갭 2억5000만원 전후에 거래됐고, '중계주공5단지', '성원' 등은 갭 3억원대에 거래됐습니다. 　

2위는 마포구로 같은기간 전체 116건의 매매 중 18건(15.5%)의 갭투자가 이뤄졌습니다. 갭 1000만원대의 소형 아파트 '비체힐리버뷰' 갭투자가 작년 11월에 두 건 이뤄지는가하면 갭이 5억원이 넘는데도 '똘똘하나 한 채'를 찾아 한강변 아파트 '래미안밤섬리베뉴2'를 17억5000만원에 매입한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공동 2위를 차지한 서초구에서는 돈 한 푼 없이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서초동 '삼성쉐르빌2'를 2억9000만원에 사들여 3억원에 전세를 주어 오히려 1000만원의 현금이 생겼습니다. 서초구는 전체 150건 중 12%인 18건이 갭투자로 거래됐습니다. 　4위는 구로구로 전체 165건 중 17건(10.3%)이 갭투자로 거래됐습니다. 1/3이 갭 1억원 안팎의 나홀로 아파트에 대한 거래였고, 구로현대 아파트를 매매가 6억3200만원, 갭 2억6200원에 사들인 거래가 눈에 띕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자가 크게 줄면서 매물이 쌓이고 아파트값이 조금씩 떨어지다보니 이 기회를 노려 갭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부동산시장이 주춤할 때 갭투자 기회가 있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생길 수 있는데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이 갭투자 적기가 아니지만 무주택자는 예외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다주택자가 되면 세금 부담이 커지는 데다 대통령 선거 이후 주택가격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는 지금이 내 집 마련 적기라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졌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급등했던 중저가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을 받는 분위기"라면서 "매매-전세 가격 차가 줄면서 갭투자가 나타날 수 있지만 오는 7월부터 DSR 3단계 시행 등 대출규제와 세 부담 확대로 투자가 크게 늘진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다주택자가 갭투자로 주택을 늘릴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무겁고, 아파트는 주택임대 등록도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볼 때 서울 등 수도권에서의 주택공급 증가도 고려해 볼 사항"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무주택 세입자가 이사갈 집을 먼저 매입하는 경우는 괜찮다"면서 "언제나 (시세보다 저렴한 값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약이 1순위"라고 강조했습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무주택자는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사야하느냐는 질문 있을 수 있지만 상승장에 오래 갈 것이라고 본다"면서 "많이 안 오른 지역 중심으로 적극적인 내집마련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