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들 마음이 심난합니다. 세입자로 사는 지난 몇 년간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치솟는 것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 게 좋을지, 아니면 전세를 한 번 더 사는 게 좋을지 고민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영끌' 매수세가 불 붙으면서 매매가가 전셋값을 끌어올리고, 설상가상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4년치 계약금을 한꺼번에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전셋값이 수억원 가량 껑충 뛰었습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전셋집을 구하자니 수억원 더 줘야 하고, 집을 사자니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엄두가 안 나고요.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강화돼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매부리레터가 부동산 전문가의 고견을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급하게 매수 행렬에 뛰어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고 강남4구 아파트값도 하락 전환했기 때문에 급할 게 없다는 것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금은 부동산시장 가격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급히 집을 사지 않아도 된다"면서 "시기적으로 주택 매수는 필수이기보다는 선택적인 측면이 있다. (집값이) 조정되는 것을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도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의 변수가 있어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서기보다는 전세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새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주택가격이 내릴 수도 있고 오를 수도 있어 당장 집을 사기 보다는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기다리는 세입자가 많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청약은 시기를 불문하고 1순위로 꼽혔습니다. 다만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있어 자금 계획, 생활 환경 등을 잘 따져 청약할 것을 권했습니다. 박 위원은 "올해 공공·민간분양 물량이 많고 미분양 발생 가능성도 있어서 청약에 1순위를 두고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인기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수요 유입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일부 지방의 경우 청약미달단지가 발생하고, 미분양도 전국적으로 3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분양시장의 급격한 위축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으나 매매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분양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급매물은 잡아도 좋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박 위원은 "작년 10~11월이 단기 고점인데 그 때와 비교했을 때 고가는 5%, 중저가는 10% 이상 저렴한 매물을 접근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갭투자를 하더라도 좀 더 가격 메리트가 있는 곳으로 알아보고, 전세로 머물며 청약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시장 전체로 볼 때는 세입자들이 매매로 돌아설지, 전세로 남을지가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가 예정된 상황에서 매수세가 얼마나 불 붙을지가 가격 향방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 위원은 "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 양도세 한시적 감면 등은 상수에 가까운 변수"라면서 "'탈전세 내집마련'이 얼마나 이뤄질지가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씁니다. 특히 오는 8월1일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의 전세계약 만기가 도래해 5~6월부터 이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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